곧 태풍이 올거라는 예보는 있었지만
날씨가 너무나도 끝내줬던 어제, (9월 15일)
전라북도 고창의 고찰(古刹) 선운사를 다녀왔다.

선운사 일주문의 모습.
주차장에서 일주문까지 제법 거리가 있어서
꽤나 걸어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날씨도 좋고
무엇보다 9월 중순부터 10월 초에 피어나는 꽃무릇이 지천에 보여서,
이동하는 내에 눈이 호강하였다..
선운사는
백제 위덕왕(너무도 익숙한 성왕의 아들)때의 고승인
검단 선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오묘한 지혜의 경계인 구름에 머물면서
갈고 닦아 선정의 경지에 오른다는 의미로
선운사 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손 꼽히는 꽃무릇 군락지인 만큼,
일주문을 지나 경내를 올라가는 길에도
곳곳에 피어난 수많은 꽃무릇을 볼 수 있다.

사실 이 날 선운사를 방문한 뒤
영광으로 이동하여 불갑사도 들렀는데,
그 곳에 비해 선운사의 꽃무릇은 아직 전부 만개하지 아니하였다.
이번 주말 지나 다음주 쯤이면 전부 만개하지 않을까 싶다..

도솔천과 그 좌우로 피어난 상사화(꽃무릇의 예명)의 조화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에 나올 것 만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다.

극락교의 모습.

이윽고 선운사의 사천왕문에 다다랐다.

천왕문을 지나면 정면에 보이는
만세루(보물 제 2065호)이다.
이 절의 창건 당시부터 있었던 건물이라한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수차례의 중건이 있었음에도
700년이 넘은 기둥이 존재한다.
실제로도,
비교적 투박하기는 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옛스러움이
몸소 와닿는 건물이었다..
승려들이 사용하는 강당이자, 설법을 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만세루 옆 마당에는
커다란 배롱나무가 위치하고있다.
이쁘게 꽃이 피어서 보는이들에게 즐거움도 주고,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는 고마운 나무다.

이제 정말로 가을이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청명한 하늘과 배롱나무의 화려한 핑크빛 꽃이 너무도 아름답다.

선운사의 대웅보전(보물 제 290호)과 선운사 육층석탑의 모습이다.

당간지주의 모습이 보인다.

선운사 육층석탑(전북 유형문화제 제 29호)이다.
화강암으로 된 이 석탑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서,
원래는 9층이었으나 현재 6층만이 남아있다.
탑의 상륜부가 꽤나 인상적이고 독특해 보인다.

사찰 방문시
그 곳 대웅(보)전의 불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계신지
확인하는 것도 하나의 큰 묘미이다.
이 곳 선운사의 대웅보전은 비로자나삼불상을 모신 곳이다.

일반적으로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과 그 양옆으로
협시보살이 위치하는데,
이들은 대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다.
때때로 중앙의 불상 양옆에 협시 보살이 아닌
협시불을 모시는 곳이 있는데, 이 때에는
세명의 부처를 모시다보니 격을 높여
대웅보전이라는 현판을 건다.
이 곳은 중앙에 비로자나불상을 중심으로
좌우엔 약사여래와 아미타불이 모셔져있다.
엄밀히 말하면 부처중의 부처인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모신 곳은 적광전, 혹은 광명전으로 칭하는데
이 곳은 대웅보전으로 표하고있다.
비로자나불은 일반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없는 광명의 부처로서
불법, 불변의 불교 진리 그 자체를 형상화한 부처이다.
약사여래(위 사진 우측)는 병과 무지, 가난과 배고픔으로 부터 중생을 구제해주는
부처이고,
아미타불(위 사진 좌측)은 괴로움이 없는 안락하며 자유로운 세상인 극락정토(서방정토)의 주인이 되는 부처이다.
가운데의 비로자나불은 높이 295cm, 좌우의 양사불과 아미타불은 266cm로
꽤나 크기가 웅장하다.
이는
나무 기둥을 세워 윤곽을 바로잡고 흙을 바르고 천을 덧씌운 뒤,
금박을 입힌 소조 불상이다.
조각적 미로 보나 종교적 의미로 보나 완성도가 매우 높은 작품으로
보물 제1752호로 지정됐다.



시원한 가을바람이 불고
붉은 꽃무릇이 지천이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보지만
실제의 그 아름다움을 담아내기란 힘들었다..


고인돌 유적을 뒤로하고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다음 목적지는 영광의 불갑사이다.
방문일 기준 불갑사의 꽃무릇은 만개해서
정말 사방이 불난 것 같은 그런 풍경을 자아내고있었다.

창 밖에 보이는 기암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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