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넋이 담긴 곳 서울 종로 경교장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서대문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서울 시내에서 가볼 만한 곳들이 즐비하다.

서울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돈의문 역사관과 돈의문박물관마을,
그리고 경교장이 바로 그곳들이다.

사적 제465호 경교장 외관

경교장은 강북삼성병원에 둘러싸여 있다.

따라서 산책을 나온 환자분들과
엠뷸런스, 각종 차량을 마주해야 하므로
다소 정신이 없을 수도 있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당시 광산업으로
큰 부를 축적한 최창학이란 사람에 의해
1938년 건립됐다.

처음에는 일본식 이름인 죽첨장이라고 불렸는데,
이후 김구 선생이 경교장으로 개명하였다.

경교는 근처에 있는
경구교(서대문 부근의 다리)의 약칭을 뜻한다.

1945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이 환국하자,
경교장은 임시정부의 활동 공간이면서
또, 김구 선생과 임시정부 요인들의 숙소로 사용된 곳이다.

이승만의 이화장, 김규식의 삼청장과 더불어
해방 이후 3대 장으로 불린다.

무엇보다도 백범 김구 선생이 암살당하여
서거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참고로
경교장이 설립자인 최창학의 소유에서
김구의 사저가 된 이유를
알아보니,
해방 이후 중국 상하이에서
김구와 임시정부 요인들이 귀국하자,
최창학이 야심 차게 건설했던 이곳을 헌납한 것이다.

최창학은 친일 성향이었기 때문에,
정세의 흐름을 읽고 눈치 빠르게 행동한 것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신발장이 눈에 들어온다.

신발을 벗어야 한다

신발장 맞은편에는 각종
브로셔가 비치돼있다.

설명이 유익하게 잘 돼있고,
기념엽서와 스탬프도 마련돼있다.

메인 홀의 중앙에 위치한
백범 김구 선생 상을 마주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관람을 나섰다.

1층에서 둘러볼 만한 곳은
응접실, 귀빈식당, 선전부 활동공간이 있다.

경교장 1층 응접실

1층 응접실의 재현 모습이다.

미리 말하자면
과거의 사진자료를 바탕으로
그와 흡사한 가구를 새로 배치하여 재현한 것이다.

신탁통치의 찬반 문제,
좌우합작에 대한 논의 등을
나누던 장소이다.

비록 지금은 재현된 공간일지라도,
이승만 여운형 김구 등 인사들의
얼이 남아있는 곳이다.

경교장 1층 썬룸

메인 홀 뒤편으로는 썬룸이라고 하여
임시정부 청사 당시 인쇄물 보관 장소로 사용되던 곳이란다.

지금은 경교장 안내 영상을 틀어 놓은,
관람객 휴식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경교장 1층 귀빈식당

1945년 12월 2일 임시정부의 공식 만찬이
개최된 곳이자,
김구 선생이 서거했을 때 빈소로 사용된 곳이다.

당시 김구 선생의 죽음을 애도하고자
약 124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귀빈식당 내부는
당시 임시정부의 인사들, 독립운동가들의 입간판으로
채워져 있다.

여러 인사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조소앙, 김원봉, 신익희가 대표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어서 따로 사진에 담았다.

경교장 1층 선전부 활동공간

귀빈식당 맞은편에는
선전부 활동공간이 재현돼있다.

이곳은 김구 선생이 인근 주민들과 함께
영사기로 뉴스 또는 영화를 보고는 했던 방이란다.

이곳에도 입간판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이승만이 있다.

설명을 자세히 보고 싶었는데
입간판이 통제구역 너머에 있는 데다가,
글씨가 한글 10포인트 정도로 작아서 보이지 않았다.

덤웨이터라고 하여
아래에서 위로 음식을 전달하던 기능이다.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타일도 있다.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오면

제1 전시실부터 3 전시실까지 조성해 놓은
지하 공간이 나온다.

과거 임시정부 당시에는
방과 보일러실 창고, 그리고
덤웨이터를 통해 음식을 전달하던
식당이었다.

김구 선생이 안두희로부터
암살당하던 그 시간,
식당에서는 만둣국을 준비 중이었다고 한다.

이곳에는 지하 문이 있는데
김구가 김일성을 만나고자 평양으로 갈 때,
그의 북행을 만류하던 사람들을 피해
정문이 아닌 지하문을 이용했다고 한다.

경교장의 과거와 오늘에 대한 설명으로 채워져 있다.

제2 전시실에는 김구 선생의 활동에 대한 전시물들이 있다.

제3 전시실에는 김구 선생의
일생에 대한 소개가 있다.

백범일지 초판본.

백범일지 친필 서명본이다.

복제 전시물들은 따로 기재를 해놓았는데,
위의 백범일지 두 권은 복제품이라는
설명이 없었다.

스크린 기기를 터치하면
이곳을 거쳐간 인물들의 설명을
볼 수 있다.

의열단원으로 무장투쟁에 앞장섰던
독립운동가이지만,
후에 북괴가 된 김원봉.

경교장 2층 모습

지하 전시장을 다 둘러보고
이번에는 2층으로 올라왔다.

2층의 초입에는 응접실 겸 서재가 있다.

1층 응접실과 더불어 국무위원회가 개최되었던 방이다.

임시정부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벽난로의 모습이다.

응접실을 지나면 임시정부 요원들이 묵었던 숙소 방이 보인다.

이곳은 과거 샤워실로 사용하던 공간인데,
당시의 타일, 천정, 창문 등이 그대로 보존돼있다.

2층의 가장 끝에는 김구 선생이 사용하던
침실과 거실 겸 집무실이 있다.

이곳이 바로 그가 안두희로부터 저격당한 곳이다.

경교장 2층 김구의 집무실

바로 저 창가 테이블 자리가
김구 선생이 세상과 작고하였던 그 자리다.

비록 내부는 거의 대부분 과거를 재현해 놓은 모형이지만,
이곳의 기틀과 서려있는 넋은 역사 그 자체일 것이다.

국내엔 거처가 없던
김구 선생과 임시정부 요인들의
거주 공간이자
당시 정치활동의 중심지였던 곳인 만큼,
한 번쯤 들러서 우리의 역사를 아로새기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