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조선시대 교종의 본사였던 남양주 진접의 봉선사

반응형

남양주 진접은 서울 근교이니만큼 접근성이 편리하고 광릉, 광릉 수목원(국립 수목원), 봉선사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서울에서 조금 벗어났을 뿐이지만, 이 지역은 유네스코 생태유적으로 지정된 국립 수목원지인 만큼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으며, 수풀 향 은은하게 풍겨오는 전나무 숲길을 걸을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다.

 

수려한 분위기를 풍기는 봉선사의 경내 역시 무척이나 잘 조성해 놓았는데, 사찰임에도 관광지스러운 무드를 풍기는 곳이다.

 

넓은 연못에는 연꽃이 가득하고, 시즌에 따라서는 아름다운 청사초롱 가득한 길을 걸을 수도 있으며 경내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도 있는 데다가, 곳곳에 벤치 및 휴식 공간이 많다.

 

따라서 꼭 불자가 아니어도 가족 혹은 연인끼리와서 나들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사찰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개인적으로는 성북동 길상사와 비슷한 느낌을 받고는 한다.

 

봉선사의 일주문.

 

현판이 한글로 쓰여져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앞서도 얘기했듯 경내가 워낙 이쁘게 조성돼 있어서 힐링하기에 좋은 사찰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봉선사는 우리나라 불교 역사에서 꽤나 큰 역할을 한 사찰이다.

 

사찰을 다니거나 한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계율종, 화엄종, 천태종, 법상종 등 여러 불교 종파를 접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불교가 전래된 이래[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년) 순도 스님에 의해,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 인도의 스님인 마라난타를 통해서, 신라는 묵호자(?~?)에 의해 전래됐다가 법흥왕 14년(572년) 이차돈의 순교에 의해 공인] 다양한 종파가 생겨났다.

 

당장은 봉선사 포스팅인 만큼 거두절미하자면, 앞서 간단히 나열한 여러 종파들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통폐합이 되기도 하였다.

 

조선시대 태종 대에 들어서는 여러 종파가 단 7개의 종파로 통합이 되는데, 이후 세종 대에는 그 일곱 종파마저도 두 개의 종으로 통합된다.

 

그 두개의 종파가 바로 선종과 교종으로, 이 때 우리나라 최초로 선종, 교종이라는 용어가 사용이 됐다.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교종은 불경과 교리를 중시하며 이것을 이해하는 데에 큰 중점을 두는 종파임에 반해, 선종에서는 인간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품성을 지닌 존재로 파악하며 스스로의 참선을 통해 해탈에 이를 수 있다고 믿는다.

 

선종에는 총남종, 천태종, 조계종이

교종에는 화엄종, 자은종, 중신종, 시흥종이 합하여졌다.

 

이후 명종 대에 들어서 양종의 본사가 확립이 되는데,

선종의 본사는 현 강남 코엑스 앞의 봉은사이며

교종의 본사는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인 봉선사이다.

 

물론 역사가 흐르고 흘러, 해방 이후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종파가 조계종으로 통폐합되었지만 말이다.

 

봉선사는 일제강점기 하 독립운동가분들의 근거지 역할을 했던 사찰이기도 하며, 봉선사 스님들 역시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시즌이 지나고 찾은 탓에 연꽃은 이미 다 진 상태였다.

 

그래도 천고마비의 계절을 알리는 파아란 하늘과 산들바람에 넘실거리는 강아지풀과를 보니, 마음 한 구석에 여유가 피어났다.

 

신도들의 작품인지 인근 학교의 학생들 작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색색의 바람개비들이 경내를 보다 화려하게 꾸며주고 있었다.

 

거대한 관음상.

 

올해 봄에 마지막으로 봉선사를 방문했을 당시만 해도 공사중이었는데 그사이 조성이 됐다.

 

잠시 앉아서 바람을 맞으며 명상에 잠기다 가도 좋을 것 같다...

 

봉선사 경내의 카페이자 불교 용품점인 봉선당.

 

주말이라 그런지 인산인해였다.

 

야외 테라스에 앉으면 봉선사 연못이 한 눈에 보이기 때문에 뷰가 멋들어진 카페다.

 

봉선사 느티나무.

 

세조 사후에 정희왕후는 선왕의 업을 기리기 위해, 본래 이곳의 명칭이었던 운악사에서 봉선사로 고쳐 부르고 절의 입구에 이 느티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세조가 1468년에 사망을 했으니, 족히 500년이 훨씬 더 넘는 수령을 가진 나무다...

 

 

느티나무 옆에는 쉽게 지나칠 법한 작은 비석 하나가 세워져있다.

 

바로 하마비.

 

앞서 광릉에서도 하마비를 보았는데 봉선사에서 또 보게 됐다.

 

의아했던 것은 사찰에 하마비가 세워져 있는 경우는 몹시 드문데, 봉선사에도 이것이 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광릉을 조성할 당시에 세조의 업을 기리는 의미로 봉선사에도 하마비를 세운 게 아닌가 싶다.

 

사찰 입구에 세워진 하마비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국사를 배출해 낸 삼보사찰 순천 송광사가 대표적이다.

 

봉선사 당간지주.

 

이 역시 눈에 거의 띄지 않는 구석에 있는데, 심지어 옆에 차가 주차돼 있어서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사진으로는 제법 커 보이지만 높이가 약 1.5m 정도밖에 안된다.

 

근래 다녀온 부석사의 당간지주가 너무나도 인상적이었기에(높이 약 4.28m), 아담한 사이즈의 봉선사 당간지주는 귀여운 맛이 있었다...

 

청풍루.

 

2층짜리 건물인데 위층은 종무소 역할을 하는 곳이고, 아래로는 사천왕 화가 걸려 있다.

 

청풍루를 지나면

 

봉선사의 대웅전 격인 큰법당.

 

일주문과 마찬가지로 현판이 한글로 적혀있다.

 

글씨체가 힘이 느껴지고 굳건하다기보다는, 보다 정겹고 따스한 느낌을 준다.

 

꼭 불자만 찾는 사찰의 느낌보다는 모든 이에게 개방된 부드러운 분위기의 봉선사가 풍기우는 분위기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큰법당 바로 옆에는 관음전이 있다.

 

봉선사 맞은편의 운악산의 야트막한 능선과 경내의 분위기.

 

날씨도 좋고 주말이었기 때문인지 정말 많은 인파를 볼 수 있었다.

 

글 서두에 얘기했듯이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곳이자, 일제강점기 당시에는 독립운동의 정신이 가득 서려있는 곳.

 

그리고 이제는 모두에게 따스하게 열려있는 사찰인 봉선사.

 

좋은 계절에 가족끼리, 친구 혹은 연인끼리 나들이 삼아서 다녀오면 어떨까.

 

아래는 작년에 올렸던 포스팅.

 

 

남양주 진접에 위치한 무릉도원 봉선사

요며칠 내리던 비가 그치고. 모처럼 이른 아침부터 맑았던 날, 서울 인근으로 바람을 쐬러 나가기로 하였다. 목적지는 남양주 진접읍에 위치한 봉선사. 굽이굽이 풀내음 맡으며 달려 도착한 봉

qlqlzhxh.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