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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일신라 건축의 정수 불국사에서 마주한 각종 문화 유산(극락전, 대웅전, 석가탑, 다보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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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로 이어주는 다리 연화교와 칠보교 그리고 백운교와 청운교

경주에서의 이튿날이 밝았다. 첫날 쉴 새 없이 빨빨거리며 돌아다닌 데다가, 간밤에 늦게 잤음에도 여행지에 왔다는 마음 때문인지 눈이 일찍 떠졌다. (사실은 잠자리가 바뀌어서 깊게 잠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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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세와 불국토를 이어주는 불국사의 백운교와 청운교, 연화교와 칠보교를 보고서 극락전으로 올라왔다.

불국사

불국사 극락전은 아미타 부처님을 모시는 전각으로, 내부에는 8세기 중엽의 통일신라 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국보 제27호의 아미타여래좌상이 주불로 모셔져 있다.

김대성이 불국사를 중창할 당시에 세워진 전각이나 이후 임진왜란 당시 화재로 소실된 것을 1750년 경에 중창했다고 한다.

따라서 조선시대의 건축양식을 따르며 공포 역시 다포 양식이다.

극락전의 현판과 내부의 아미타여래좌상.

부처님의 모습이 꽤나 사실적이면서도 세련돼 보인다.

극락전 앞의 석등이다.

대웅전 앞에도 석등이 있는데 그것과 양식이 똑같기에 같은 연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석등 앞에는 황금복돼지 상이 있는데 이것을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설이 있는 모양이다.

사진상에는 사람들이 없는데 사실 이날 무척이나 관광객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나오지 않은 사진을 찍고 싶었기에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 겨우 건진 사진이다...

나름대로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이리저리 끼어드는 관광객들이 많아서 기분이 상했었다. 날도 더웠는데.

극락전의 정문이자 연화교와 칠보교를 오르면 마주하게 되는 안양문으로 나와서 찍어본 백운교와 청운교의 측면 모습.

대웅전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과 석등 그리고 석가탑과 다보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흔히 석가탑이라고 불리는 국보 제21호 불국사 삼층석탑.

대웅전을 중심으로 다보탑과 일직선 상에 위치한다.

석가탑과 다보탑을 나란히 배치한 까닭은 법화경의 내용을 표현했기 때문인데, 법화경에 따르면 현세의 부처님인 석가여래가 설법을 할 때에 과거의 부처님인 다보불이 나타나 석가여래의 설법이 옳음을 증명했다고 한다.(다보여래상주증명)

이런 이유로 석가여래를 상징하는 석가탑과 다보불을 상징하는 다보탑을 함께 건축한 것이다.

한눈에 보기에도 화려해 보이는 다보탑과 달리 석가탑은 정갈하며 대칭 미가 뚜렷한 특징을 가진다.

어찌 보면 다소 심심해 보이는 형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가탑이 문화재적으로 무척이나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해체, 복원 당시에 탑의 2층 몸돌에서 무수한 유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불국사 성보박물관이 소장 중인 국보 제126호 사리장엄구를 들 수 있는데, 그 사리함의 안에는 현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이라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 들어있었다.

불국사 다보탑

10원짜리 동전에 그 모습이 들어있어서 일까 우리 문화재 중 몹시 친근한 국보 제20호 불국사 다보탑.

단아한 형태의 석가탑과는 달리 화려하면서도 독특한 형태가 무척이나 돋보이는 탑이다.

이러한 모습은 국내의 여타 석탑 중에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유사한 양식의 전례가 없기에, 통일신라 문화와 예술의 꽃이자 걸작으로 꼽힌다...

안타깝게도 석가탑과는 달리, 다보탑 내부에 있었을 사리장엄구 및 유물들은 과거 일제가 다보탑을 해체, 복원하던 중 대거 빼돌렸을 것으로 추정하며 따라서 현재는 그 행방이 묘연하다.

보물 제1744호 불국사 대웅전의 모습이다.

대웅전 내부 불단에는 주불로 석가모니불이 모셔져 있고 좌우의 협시보살로 미륵보살과 갈라보살이 있으며, 가섭과 아난의 두 제자상이 있다.

대웅전의 뒤편에는 무설전이 위치해있다.

이곳은 경전을 강의하고 공부하는 곳으로, 과거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그 유명한 화엄경을 강의했다고 한다.

국보 제26호인 금동비로자나불상을 모신 비로전.

비로전의 옆에 설치된 석등 모양의 사리탑.(보물 제61호)

이것이 승려의 사리탑인지 여래의 사리탑인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이 석탑 역시 매우 안타까운 우리 역사를 품고 있는 유물로 과거 일제가 무단 반출한 것을 돌려받은 것이다.

사실 불국사에서 매우 눈살이 찌푸려지는 경험을 여럿 하였고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석탑 앞에서였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모가 아이에게 교육하는 것을 들었는데(목청이 하도 커서 듣기 싫어도 들을 수밖에 없었다.), 과거 우리나라는 힘이 없는 약소국이었기에 각종 유물을 빼앗기는 것은 당연하며 그것을 돌려받을 의무도 없다고 하더라.

사상이 무척 의심되는 이들과 국내 최고의 유적지 한 공간에 있으려니 몸서리가 쳐졌다.

불국사 내부의 미술관 및 불교 용품전에서 기념이자 선물용으로 염주 하나를 샀다.

들어올 때 불이문으로 들어왔으나 나올 때는 사천왕문을 지나기로.

마치 무릉도원처럼 조성해 놓은 반야연지를 지나서

일주문으로 나왔다.

이 글을 쓰면서도 마음이 왜 이렇게 착잡한지.

불국사는 국내의 사찰들 중에서도 우리 문화 역사의 정수가 가득 담겨있는 의미 있는 산물이다.

하지만 관. 광. 지라고 표현을 해야 할 듯싶다.

역사 유적지이기 이전에 종교 성지이므로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어느 정도는 교양을 지켜줬으면 싶었으나, 남녀노소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어서 왁자지껄 뛰어다니고 고성방가 하는 행태를 마주하고 나니, 일주문을 나서는 순간 온몸에 기운이 쫙 빠졌다.

극락전 및 대웅전에서 간단히 삼배를 하는데 문지방에서 하도 시끄럽게 구는 사람들이 많아 제대로 기도조차 못 올렸다.

일일 수십만 명의 다국적 관광객이 몰리는 타지마할에서도 이 정도로 기가 빨리진 않았었다.

기도 빨리고 당도 떨어졌기에 식사를 하러 가는 길.

불국사 주차장 맞은편의 식당거리에 위치한 순천식당이라는 곳을 방문했다.

경상도에 왜 순천식당...? 이라는 의문이 들긴 했으나 주인아주머니는 경상도분이셨다. ㅋㅋ

떡갈비 정식 인당 10,000인데 청국장도 크게 나오고 반찬 가짓수도 많으며 서비스로 사이다도 주셨다.

김치도 직접 담그셨다는데 너무 맛있어서 리필해 먹었고, 더덕무침도 너무 좋았다.

도토리 묵무침 역시 서비스다.

근래 다녀온 각종 사찰 앞의 식당가들 중 최고였다.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며 주인아주머니가 엄청 친근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점심시간인데 식당거리에 인적이 완전 드물었다...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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