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적멸보궁 중 한 군데인 상원사를 먼저 들른 뒤, 다시금 비포장 도로를 달려 월정사로 내려왔다.
월정사의 주차장 모습.
아무래도 상원사에 비해 접근성이 훨씬 가까운 데다가, 전나무 숲 길로 유명하기 때문인지 텅 비어있던 상원사 주차장에 비해서는 차들이 빼곡하게 들어 차 있었다.
금강교.
이곳을 지나 좌측은 월정사 경내로 들어가는 길이고 우측은 울창한 전나무 숲길이 펼쳐진 산책로이다.
이전에 내린 폭우로 인해 계곡 물이 무척이나 불어 나 있었으나, 구름 살짝 개여 모습을 보인 하늘은 더할 나위 없이 파랬다.
신라 선덕여왕 12년에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됐다는 오대산 월정사는, 오대산이 품은 유려한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국보 문화재를 보유한 천년 고찰이다.
그 예로 교과서 혹은 한국사 공부를 한다면 눈에 익을 정도로 보았을 8각 9층 석탑이 있다.
천왕문 앞으로 키가 상당히 큰 나무가 인상적이었다.
오대산의 전각들은 대부분 화마로 인해 근래에 새로이 재건한 것들이 많은데, 이곳의 천왕문 역시 1974년에 중건한 것이다.
고개를 뒤로 끝까지 젖혀야만 겨우 눈에 다 담을 수 있었던 키 큰 나무...
사천왕문을 지나면 마주하는 금강루이다.
나라연금강과 밀적금강이 자리 잡고 있으며 불법과 사찰을 수호한다는 의미이다.
금강루 너머로 월정사의 상징과도 같은 팔각구층석탑과 적광전의 모습이 보인다.
사실 석탑을 보고 싶었던 마음이 무척이나 컸는데, 해체 보수공사 중이었다...
일반적으로 신라시대의 가람 배치는 전각을 세우고 그에 맞게 탑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월정사와 분황사는 탑을 둘러싸고 전각을 배치하는 고구려의 양식에 비슷하다.
공사 중인 철근 사이로나마 석탑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상륜부의 해체 보수 공사라지만, 워낙 오래된 유산이다 보니 기단부와 탑신부도 군데군데 금이가고 훼손된 모습이었다.
기존 국보 제48호였으나, 석조보살좌상이 승격되면서 지금은 국보 제48-1호가 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은 고려시대 후기에 제작됐다.
양식은 중국 송나라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이 있지만, 가람의 배치도 그렇고 고구려의 양식을 본떠서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과거 화마에도 불구하고 탑 상륜부의 화려한 금동장식과 청동 방울 등은 훼손되지 않아 그 가치가 더욱 크며, 고려시대 귀족들의 찬란했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적광전의 모습.
적광전의 내부에는 주불로 석가모니불이 계신다.
대적광전의 경우 흔히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것이 통례이나, 월정사 적광전은 그것을 깼다.
1964년도까지만 해도 대웅전이었으나, 이후 탄허 스님이 오대산 수도를 기념하기 위해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불을 경배한다는 의미로 대웅전에서 적광전으로 현판을 바꿨다고 한다.
상원사도 그렇고 오대산의 사찰에는 탄허 스님의 손길이 많이 닿았음을 다시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경내의 바닥도 꽤나 신경 써서 만들어 낸 모습이다.
천왕문의 옆으로는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잘 조성돼있다.
자연과 벗 삼을 수 있는 좌석이 많아서 숨을 돌리기에 최적이었다.
앞서 상원사에서 에너지를 많이 쏟은 탓이기도 했지만, 월정사는 적광전에 들러 삼배를 올리고서 비교적 금방 나왔다.
아무래도 전나무 숲길과 더불어 워낙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 관광객들이 무척이나 많았기에 정신이 없었던 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보수공사로 인해 팔각구층석탑의 온전한 모습을 보지 못한 데서 힘이 빠져버렸다는 이유도 있었다.
월정사의 전각들은 대부분 새로이 중건된 것이기에 정말 오래된 옛 것이 주는 그 깊은 맛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접근성도 비교적 좋기에, 관광지로써는 톡톡한 역할을 하는 사찰이 아닐까 싶다.
아래는 앞서 다녀온 상원사 포스팅이다.
국내 최고(最古)의 동종을 찾아서, 5대 적멸보궁 오대산 상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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