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화려한 금빛의 향연 신라실 둘러보기 그리고 진흥왕 순수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 (1)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시 중 아스테카, 태양을 움직인 사람들이라는 전시를 관람하고 왔다. 전시 기간 : 2022.5.3 ~ 2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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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특별전 아스테카 문명전과 신라실을 둘러본 뒤 향한 곳은,
국립중앙박물관 2층에 위치한 사유의 방이다.
사유의 방에는
국보로 지정된 반가사유상 두 점이 나란히 전시돼있다.
기존에는 반가사유상 한 점씩만 로테이션으로 전시했었는데,
(문화재의 관리 차원)
근래에 전용 전시 공간인 사유의 방을 따로 만듦으로써
두 점을 한 공간에 모셨다.
이는 프랑스 루브르에서 모나리자를 보다
스페셜하게 치켜세우는 것처럼,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박물관을 대표하는
이미지 메이킹을 하기 위해,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을 전용 공간에
배치하는 이례적인 전시라고 한다.
사유의 방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다.
시공을 초월한 분위기를 자아내고자
시각 영상을 동원했고,
은은한 조명만이 감도는 어두움을 연출했다.
그리 길지 않은 통로를 지나면,
이윽고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아름다운 불교 문화재인
국보 제78호와 83호의
두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마주하게 된다.
국보 제78호인 반가사유상이다.
제작 연대는 삼국시대로 추정되는데,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 중에서 딱 어느 한 국가의 작품이라고
밝혀지지는 않았고 여전히 논란이 있다.
국보 제83호 반가사유상의 모습이다.
앞선 78호와는 달리,
신라의 작품이라고
의견이 모아진 상태라고 한다.
보여줄 듯 말듯한 은은한 미소가 무척이나 신비롭다.
옷 주름, 세밀한 손가락의 표현,
무엇보다도 여러 뜻이 담겨있는 듯한 표정까지.
종교적인 색채를 떠나서
가히 우리 문화 예술의 정수라고 말할지 않을 수 없다.
번뇌에 잠긴 듯하면서도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하고,
온화하면서도 당당한 기운이 느껴진다.
말로서 쉽사리 형용하기가 어렵다.
보는 이로 하여금
저마다의 감정과 생각을 다양하게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
구태여
이렇다, 저렇다를 논하려기보다는,
그저
보고, 감상함으로써
자신이 느낀 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독립된 전시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은은한 조명과 고요한 분위기를 연출해낸 것은,
두 반가사유상을 감상하는 취지와
상당히 어울리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위 사진은 과거 홀로 전시돼있던
83호 반가사유상의 모습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3층 불교조각실의 끝에는
국보 제81호와 82호인 두 점의 석조 불상이 나란히 전시돼있다.
두 불상은 통일신라 성덕왕 대(719~720년)에 제작된 이래
쭉 감산사에 봉안돼있다가,
일제강점기 시절(1915년)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져 왔다.
좌측의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높이 2.52m이며
우측의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은 2.75m이다.
이 두 점의 불상 뒷면에는
불상의 제작을 의뢰한 발원자 및 제작 경위, 조성 배경 등이 자세하게 적혀있어
당대 사회상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고 한다.
이는
성덕왕 당시 집사부 시중인 김지성이라는 자가 자신의 부모님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특히 좌측의 석조미륵보살은 어머니를 그리며,
우측의 아미타여래입상은 아버지를 그리며 만든 것이라고 한다.
간략한 설명만 봐도
부모에 대한 효심이 얼마나 지극한 자였는지 대강은 가늠이 간다.
심지어 김지성은 불교를 중요시 여겨
자신의 재산을 희사하여 감산사를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모의 명복을 빌고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고자 발원하였다고 한다.
앞서 금동반가사유상 두 점을 보고 온 이후다 보니,
솔직히 말하자면 문화재 자체에서 느껴지는 임팩트는 조금 떨어졌다.
가뜩이나 아즈텍 특별전부터 신라실까지도 둘러본 뒤라
기력이 쇠한 상태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돌로 만들었음에도
옷의 곡선진 주름이라던지
안정감을 주는 풍만한 풍채,
온화한 표정 등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불상의 뒤쪽에
몸에서 나오는 빛을 의미하는
광배의 표현 역시 무척이나 멋들어진다.
더불어
효심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담긴 불상이다 보니,
괜스레 마음 한 구석이 아련해져 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3층의 불교 조각실을 걷다 보면
2층으로 연결된 계단 옆 넓은 공간 아래로
커다란 벽면 전체를 가득 채운
수덕사 괘불을 마주할 수 있다.
10월 16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수덕사 괘불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사찰에서 소장한 괘불을
박물관에서 마주하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압도적인 모습을 자랑하는
수덕사 괘불을 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층 불교회화실에서 올려다본
수덕사 괘불의 모습이다.
참고로 충남 예산에 위치한 수덕사 대웅전은 국보 제49호로,
안동 봉정사 극락전,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더불어
국내에서 오래되고, 역사적 가치가 높은 목조 건물로 꼽힌다.
괘불이란 법회, 혹은 야외에서 불교 의식을 거행할 때
사용하는 거대한 탱화라고 할 수 있는데,
수덕사 괘불은 무려 높이 10m, 너비 7.4m 무게 150kg에 달한다.
중앙에는 오랜 공덕으로 부처가 된 보신불인
노사나불이 그려져 있다.
중앙의 부처 주변으로 부터 빛이 피어나는 듯이
무수한 제자와 보살들, 사천왕 등이 자리하고 있다.
정교하면서도 다양한 색채가 어우러져서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압도적인 괘불이다.
여러 전시를 둘러보고 슬슬 이곳을 떠날 채비를 했다.
1층 로비로 나와
충북 제천의 월광사터에 있던 통일 신라 시대의 탑비를 본다.
신라 말기의 고승인 원랑선사의 일생이 새겨진 탑비이다.
거북 받침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끝으로 경천사지 십층 석탑의 모습도 눈에 담아 간다.
고려말에 만들어진 것이다 보니,
당시 원(몽골)의 양식이 많이 드러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대리석 탑이기도 하다.
기단부터 꼭대기까지
각 층의 단면에는 여러 종류의 조각이 새겨져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서유기 이야기부터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은 장면,
법회의 모습,
깨달음을 얻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대승불교의 진리가 나타나 있다.
이제는 많이 바래지고 또 바래졌지만,
그럼에도 찬란했을 과거의 그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한다.
불교를 중시했던 고려인들의
염원이 담긴 경천사지 십층 석탑을 감상하는 것을 끝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의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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