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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여 낙화암 아래 자리 잡은 소담한 사찰 고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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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사지를 둘러본 뒤 부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낙화암으로 향했다.

낙화암을 가는 방법은 부소산성을 통해 오르는 길 등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구드래 나루터에서 유람선(거창한건 아니다.)을 이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구드래 선착장의 모습이다.

위 사진의 선착장 내부에 매표소가 있다.

 


사람들이 먹이를 던져줘서 그런지 선착장 물가에는
통통한 물고기들이 많았다.


성인의 경우 편도 요금은 육천원, 왕복은 만원이다.

이 유람선은
구드래 선착장에서 출발해 백마강을 한 바퀴 돌아보며 주변 풍경을 조망하고,
목적지인 낙화암 아래에 자리잡은 선착장으로 향한다.

편도 티켓을 끊은 사람은 낙화암을 둘러보고 산성길을 따라 코스 이동을 하면 될 것이다.

나는 왕복 티켓을 끊었기에 낙화암 아래의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다시 이곳 구드래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내가 탑승했던 유람선이다.

내부에도 좌석이 있고,
배의 앞, 뒤쪽에도 앉을 공간이 있다.

앞쪽에 자리 잡는 것이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데에 수월하다.

이용 시간은 별도로 정해진 것은 없고,
어느정도 사람이 모이면 운행하는 듯 했다.

타이밍이 맞으면 5분 안팎에 출발을 할 수도,
길게는 15분 정도 기다리는 경우도 있어 보였다.


위 사진에 보이는 선착장이 목적지다.

구드래 선착장에서 꽤나 가까운 거리인데,
그런 이유 때문인지
백마강을 한 바 퀴 도는 시간을 가진다.

날은 더웠지만, 강바람이 제법 시원하게 불었기에 기분 전환에는 좋았다.

더불어 이따금씩 선장님이 마이크를 통해
주변 경관에 관한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여 주신다.

지금 보이는 이 백마강은
오랜 세월 부소산을 침식하여 낙화암이라는 절경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선착장에 내리자 마자 보이는 풍경이다.

길을 따라 오르면 낙화암 및 부소산성길을 오를 수있다.

더불어 그 관문의 초입에는 고란사라는 아주 소담한 사찰이있다.

 


낙화암을 오르기에 앞서 부소산성 입장권을 끊어야한다.

성인 기준 2000원이다.

내 앞길을 걷던 한 쌍의 커플은
산을 오르는데에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는
사실이 언짢았는지,
"이런 데에서도 돈을 내야해?" 라는 말과 함께 선착장으로 돌아갔다.

대부분의 국립공원이나 문화재 방문시에 입장료가 있는데,
이왕 여기까지 온거 둘러보고 가시죠 라는 말을 넌지시 건네고 싶었지만 그냥 참았다...

대한불교 조계종 고란사 경내 전경

낙화암을 오르기 전에 먼저 고란사를 들렀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 유산인 공주 마곡사의 말사이다.

부여가 사비 백제의 도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란사에서 백제 시대의 유물이 발견되지는 아니하였다.

이야기에 따르면
백제의 멸망때에 낙화암에서 사라져간 궁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고려 현종 19년인 1028년에 지어진 사찰이라고도 한다.

사실 고란사는 불적보다는,
법당 뒤편의 약수와 고란초가 더욱 명물로 알려져있다.

 

 


고란사 대웅전의 모습이다.

정면 7칸, 측면 4칸에 팔작지붕을 한 법당이다.

대웅전의 주춧돌은 여러 시대의 것들이 뒤섞여있는데,
고려시대의 것부터 조선 후기의 것까지 있어,
이곳의 굴곡진 역사를 가늠케 한다.


법당 내부의 불단에는
좌측부터 대세지 보살상(추정) 중앙의 아미타여래상, 그리고 우측에 백의 관음 보살상이있다.

비구니 스님 한 분께서 점심 예불을 드리고 계셨다.

내가 고란사를 다 둘러보고 낙화암에 올라 백화정에서 휴식을 취하고 하산할 때까지
그 예불은 끝나지 않았다.

스님의 청아한 목소리와 목탁 소리와 함께 낙화암 가득 경건하게 울려 퍼지는 것이 좋았다.

 


고란사의 범종각인 영종각이다.

영혼을 울리는 종소리를 기원한다는 뜻으로 영종각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영종각은 암벽위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에서 백마강의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것도 일품이었다.

누구나 범종을 칠 수 있게 해놓았는데,
스님의 예불에 누가 될까 싶어 종을 치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영종각 옆으로는 고란사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의 암반 위에
삼성각이 마련돼있다.

 


삼성각에서 바라다본 고란사 경내 전경.


보다시피 정말이지 작고 아담하다.

내가 방문한 때가 평일 낮이었기 때문에 관광객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런 이유를 떠나서라도
이곳이 전해주는 고요하면서도 평화롭고,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는 않은 분위기가 내게는 큰 힐링으로 다가왔다.


영종각에서 내려다본 백마강과 선착장의 모습.


법당 뒤편으로 약수터가있다.

국자가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아직 코로나의 위험이 도사리는 만큼, 약수를 마시지는 않았다.

설화에 의하면
백제의 왕들이 이 약수를 무척이나 찾았다고 한다는데,
사비 시대의 백제 왕이라면 성왕 ~ 의자왕 중 누군가였겠구나 싶다.

속설로는 위장병에 특효라는 말이 있고,
한 번 마실 때마다 3년씩 젊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도 한다.

사실, 나 역시 위염을 달고 사는 사람이기에 고란 약수를 마셔보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쉽기도하다.

참고로
고란초의 효능으로는 이뇨, 해독, 성기능 증진 등이 있다고 하는데,
멸종 위기의 식물이라 몹시 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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