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는 충무로로 한옥 체험을 다니곤 했었다.
서울에 한옥 마을이라고는 충무로가 전부인 줄 알았던 그때의 순수했던(?) 마음이 무색해질 만큼,
이제는 은평구에도 어엿한 한옥 마을이 조성됐다.


카페며 편의점이며 이곳의 방향성에 걸맞게 한옥에 자리잡았다.
구옥이 주는 구수한 멋은 없지만,
깔끔하면서도 이색적인 맛을 느끼기엔 충분하다.
전주 한옥 마을 정도를 기대한다면 영 아쉽겠지만,
기분 전환 삼아서 들러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은평 한옥 마을을 지나 북한산을 향해 발을 옮기면
눈 깜짝할 새에 진관사 일주문에 다다른다.
속세와 경내의 구분이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져서
놀라울 정도다.
그만큼 진관사는 우리에게 가까이 존재하고 있다.
적당히 자연의 고요함,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산속 굽이굽이 들어가야하는 부담은 없다.
접근성이 용이한데도 자연 경관은 수려하기 때문에,
서울의 여러 사찰들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포근하게 들어오는 곳 중 하나다.

진관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국내 드라마인 내 이름은 김삼순에 나온 곳이기도 하다.
작중에서 현빈의 형을 모신 곳으로 나오는데,
드라마 속에서도 상당히 고즈넉하고 유려하게 표현되었기에
아직 까지도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 따스히 남아있다.

진관사 대웅전의 모습이다.
비례가 딱 들어 맞는 모습이 너무도 멋스러웠다.

진관사 경내의 모습.
그리 크지 않고 소담한 모습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진관사는 우리네 역사와 꽤 오래 함께 해온 곳이다.
기원이 정확하게 이때다 라고 말하기는 다소 어려운데다가,
갖은 전쟁으로 인해 소실된 것을 재건하기를 반복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칠성각 터에서
3.1 운동 당시의 태극기를 비롯해 독립 운동의 역사들이 발굴되기도 하였는데,
이는
과거 독립 운동과 불교단의 연결고리를 맺어주는 유물로 볼 수 있다.
3.1 운동 때 민족 대표 33인, 특히나 종교인들이 한 뜻을 모으기도 하였으니,
(불교에서는 만해 한용운 선생) 우리네 진취적인 삶을 개척하였던
선조들의 뜻을 기리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자연과 어우러진 은평 한옥 마을을 뒤로하며...
'국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에도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정림사지 오층 석탑 야간 개장 둘러보기 (0) | 2022.06.19 |
---|---|
사비 시대 백제 문화의 정수 정림사지 5층 석탑 (0) | 2022.06.18 |
무림 영화의 한 장면 같은 풍경을 간직한 소요산 자재암 (0) | 2022.06.17 |
철원 한탄강에서 보는 하롱베이, 임꺽정 설화가 담긴 고석정 (0) | 2021.10.15 |
요정에서 사찰로 다시 태어난 곳, 성북동에 위치한 평화로운 절 길상사 (0) | 2021.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