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봉정사는 비슷한 명성을 가진 여타의 사찰들에 비해 경내가 작고 아담한 편이며, 따라서 여러 전각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런 이유로 큰 부담 없이 둘러보기에 수월한데, 한편으로는 여운이 남기 마련이다.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봉정사의 부속 암자인 영산암이다.
한국의 10대 정원이라는 영산암으로 오르는 길.
부속 암자라지만 거리가 멀다거나 산길을 올라야 하는 것은 아니고 위 사진에 보이는 계단만 오르면 바로 영산암이다.
대웅전에서 도보로 약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봉정사 영산암(동암)의 우화루.
영산암은 지조암(서암)과 더불어 봉정사의 부속 암자 중 하나로, 천등산 언저리의 봉정사를 중심으로 동, 서쪽에 두 부속 암자가 배치된 형태이다.
나한전, 염화실, 송암당, 삼성각, 우화루, 관심당으로 이루어져 있는 영산암의 규모는 아주 아담한데, 각 건물의 건립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봉정사영산전중수기'에 의하면 대략 19세기 말로 추정한다.
영산암 내부로 들어가는 우화루의 누하문.
봉정사 만세루의 입구와 비슷한 형태로 자연석 위에 나무기둥을 세워 자연의 향이 물씬 묻어난다.
마치 숲 내음이 풍기는 듯한 현판 역시 인상적인데, 우화루의 의미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설법을 하던 때에 하늘에서 연분홍 꽃비가 내렸다는 것을 담고 있다.
누하문을 지나면 가장 먼저 보이는 소나무.
영산암은 'ㅁ'자 형태로 건축을 함으로써 마치 안동의 여타 고택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다소 경직된 듯한 좁은 공간이지만, 조경 수법으로 부드럽게 유도하여 한국식 정원의 멋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긴다.
영산암 응진전.
빛바랜 단청, 그윽한 나무 향을 풍기는 기둥과 처마.
응진전 법당의 내부.
응진전의 바로 옆에는 아주 소담한 규모의 삼성각이 있다.
내부는 사람 한 명이 겨우 들어갈 만한 아주 작은 크기이며 높이도 낮다.
영산암 삼성각에서 바라본 전경을 눈에 담는 것으로 이곳을 빠져나왔다.
방문 당시 영산암에는 방문객이 아무도 없었다.
따라서 호젓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마치 외딴 숲 속에 들어와 홀로 길을 헤매다 알 수 없는 분위기에 이끌려 신선이 머물던 자리에 다다른 듯한 느낌이었다.
낡고 빛바랜 목조 건축물과 무심한 듯 자라고 있는 자연물들이 만들어낸 조화가 이토록 신비한 풍경을 그려낸 듯하다.
영산암을 끝으로 봉정사와의 작별을 고하는 길.
마지막으로 만세루를 다시금 눈에 담고...
거의 누워서 살아가고 있는 느티나무 한 그루.
봉정사를 다녀간 이들이 유독 기억의 한 조각에 담고 있는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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